로뎀나무아래 이야기/로뎀나무 아래

◈ 50대 목사의 철없는 눈물 기도 ◈

로뎀의 엘리야 2008. 7. 29. 10:24

 

 

 

◈ 50대 목사의 철없는 눈물 기도 ◈
오늘도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가 창을 후려칩니다.
나의 마음도, 덩달아 산산히 부서집니다.
아침 기도를 마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움직이면 경제가 어려워서 다시 서재로 여행를 떠납니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책 뒤에 숨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내 나이 아직 50대이지만. 
감성적 나이는. 아직도 청춘인데
장대비만 쏟아져도, 처마 밑에 쭈그리고 앉아, 훌쩍 훌쩍 눈물 훔치고.
향기로운 꽃 내음에, 가슴 한켠이 싸하고,
지하철 계단에 구걸하는 할머니를 보며,
콧잔등이 시큰 하는 나는 미성숙 소년에, 불과합니다.
때로는 열방을 향하여. 불같은 복음의 야성을 외치지만,
때로는 여리디 여린 감성으로, 어쩔줄 몰라하는 철부지입니다.
참을성도, 인내심도, 성숙함도, 보통 이하인 나에게. 하나님은 너무도 큰 짐을, 맡겨 주신듯 합니다.
그래서 날마다, 끙끙 앓습니다.
그렇게도.. 혹독한 훈련과, 고난의 터널을 헤일 수 없이 지났건만,
아직도 목사라는 옷은 내 몸에 안 맞아 보여, 어딘가 어설퍼만 보입니다.
안 맞는 옷을 벗어 놓고... 내 몸에 딱 맞는 옷으로 갈아 입겠다 하여도, 그것도 '아니라' 하시니.
나는 날마다, 곤고한 자로, 부끄러운 모습으로 주앞에 섭니다.
차라리.. 눈물을 마르게 하시던지, 고통에 무덤덤하게 하셔야 살지.
어찌하여. 눈물은, 수도꼭지로. 고통은, 하늘만큼으로.. 설정해 놓으시고, 양들은 숨기우십니까?
다시 하늘을 처다 보며 야속하여 물었더니.
무슨 소리냐, 종아. 눈에 보이지 않는 양들이, 열방에 수천 수만명에 이르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하십니다.
그런 주의 말씀에. 나는 주를 향하여, 내 앞에 양들이 안 보이는데 그게 무슨 말씀이냐? 따집니다.
그런 나를, 주님은. 등 뒤에서 다독이십니다.
오늘같이, 비라도 퍼붓는 날이면. 왜 그리도 보고프고, 그리운 이들이 많은지요?
질펀한 반바지에 헐렁한 T셔츠 걸쳐 입고, 가벼운 마음으로 불쑥 찾아가.
찐한 헤이즐넛 향~ 나는 커피라도 한잔 나누며, 마음을 살포시 드러내고도 싶은데.
선교 준비하는 목사라는 굴레가 짐되어 그러지도 못한 채,
단절이라는 창살에 나 스스로를 가두어 놓습니다.
넉두리라도 하면 좋으련만. 지난날의 추억이라도 조잘거리다 보면,
현재의 통증이 가라 앉기라도 하련만.
그것 마져도 나에게는, 사치인가 봅니다.
주 앞에서는, 허영인가 봅니다.
새벽시간이면 말씀이 준비되고 전하고 싶은 욕망이
그리고 맛나고 영양가 있는 말씀들을 만들어 놓고는 전할 수 있는 강단을
향하여 꿇어 앉아 울고 또 웁니다.
이렇게 맛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일 목양지(선교지)를 양들을 보내달라 말입니다.
영적 냉장고에 음식이, 지천입니다.
이제는.. 
넓은 길로도
화려한 길로도
부요한 길로도
평탄한 길로도
안 갈테니. 그만하시라, 하나님을 조릅니다.
돌아보니. 다시는 올수 없는 그 멀고 먼길을, 어떻게 왔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오늘도. 태풍과 폭우속에서 왜 이렇게 기도하는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처량하기도 하구요.
그때.. 주님이, 감동을 주십니다.
너에게 시련이 없이. 등 따숩고 배불렀다면, 오늘 같은 악천후에 로뎀나무아래 있겠느냐?
나를 찾아 오겟느냐?
실망도, 잘하고..
실패도, 잘하고..
마음도, 여리고..
겁도, 많고..
의심도, 많고..
잘 기다리지도, 못하고..
염려도, 잘하는 나인데..
왜? 하나님은 이렇게. 오랜 시간, 큰 시련을 허락하시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남은 여생은, 고통 받는 주의 백성들을 위해. 목양해야 할듯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고난이, 아무것도 아닌듯 합니다.
나보다.. 백배 천배나 더한 고통의 시간들을 보내며 사시는, 믿음의 사람들이 숱하게 많으니까요?
그분들을 섬기기 위해서는, 나는 흉내도 못내고 있지요.
그래서 하나님은, 나의 목회를 턴하게 하셔서.
생각지도 않았던. 훈련사역과, 섬김사역과, 치유사역쪽으로 몰고 가시려나 봅니다.
오늘도 빗소리에 울고, 강풍에 피눈물이 쏟아집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태어나고, 아프고, 다치고,
굶고, 헐벗고, 이별하고, 매맞고, 학대받고, 싸우고, 병들고, 죽고 있을까요?
내 책임도 아닌데, 왜 그들의 모습이. 눈에 밟히는지요?
고개를 저어. 고통스런 영상들을 지우려, 애씁니다.
그래도 스트레스 푼다고 지인들을 만나, 쓸데없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악천후에도, 로뎀나무아래에 있게 하심이.. "택함받은 천복"이라 여겨집니다.
주님! 언제쯤이면.. 목사라는 옷이, 제 몸에 비슷하게라도 맞을까요?
영~ 목사가 시원치 않아.. 주님도 답답하시지만, 저 또한 속상한걸 아시나요?.
그러면서도 소망을 품고, 잠잠히 하나님을 기다리며.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부르짖사오니... 목양지를, 선교지를 주세요.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주님의 마음에, 내 눈물을 채울 때까지. 그길을 가렵니다.
『 주신자도 여호와시오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
=욥기 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