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나무아래 이야기/로뎀나무 아래

◈ 오늘 같은 날에는 ◈

로뎀의 엘리야 2008. 1. 3. 19:43

 

  

      ◈ 오늘 같은 날에는 ◈

      오늘 저녁에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아내는 아직 들어오지 않고
      아르바이트하는 중이지만 . . .
      혼자 혹시나 해서 아침부터많은 곳을
      돌아 다녀 보았지만 점심도 못먹고 이 저녁까지
        힘 없는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조금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목회자와 주의 일이 그렇겠지만 선교는,
          더 ~ 더욱 외로움과 싸움인듯 합니다.

          나는 본래 외로움에 익숙하지 못한 탓에,
          그 외로움은 배나 더합니다.
          문득 문득, 애절히 떠오르는 사람들
          그리고 따뜻한 가슴을 부비며,
          한참이나 말없이 위로할 사람이 그립습니다.
          그 사람이 목회자여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습니다.
          날마다 황량한 광야에 동그마니 서있던,
          모세의 마음이 가슴 한켠에 느껴옵니다.
          기약없는 고난의 끝자락에서
          처절히 외로움을 달랬던 요셉의 애굽생활이,
          현장감 있게 다가 오는듯 합니다.
          날마다 퍼주는 사랑으로 고단하지만 넉넉한 애환들을,
          봇물 쏟듯이 털어놓을 사람이 보고도 싶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하셨나 봅니다.
          오늘은 친구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