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 묵 상/사랑의 종소리

◈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

로뎀의 엘리야 2019. 8. 17. 07:12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합니다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면

그들은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결코 물어 보는 것이 없습니다

그 애 목소리는 어떠니?”

그 애가 좋아하는 놀이는 무엇이지?”

나비를 채집하니?” 따위의 말을 그들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몇 살이지?”

형제는 몇이냐?”

체중은 얼마니?”

아버지 수입은 얼마야?” 하고 그들은 묻습니다

 

그러한 것으로써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어른들에게 창턱에는 제라늄 화분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는 장밋빛의 벽돌로 지어진 아름다운 집을 보았어요

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들에게는 십억 짜리 집을 보았어요라고 말해야만 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 참 좋은 집이구나!” 하고 감탄할 것입니다

 

양평 개군에서 사역할 때 목격한 경험담입니다

동네 농협을 찾았는데 촌로 한 분께서 당신의 통장을 들고 오셔서

얼마의 돈을 찾기 원하셨습니다

 

담당 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할머니가 이 통장 주인 맞으세요?”

, 그럼 맞제...”

할머니를 증명할 주민등록증이나 도장, 비밀번호 있으세요?”

“... ... ”

그게 없으면 돈을 내어 드릴 수가 없어요 할머니

 

담당 여직원은 친절하게 말했지만 할머니는 화가 난 듯 했습니다

아니, 날 왜 증명한다요? 내가 여기 있는디...!”

그럼 할머니 주민번호 아세요?”

그거 모르는디

 

한참을 담당직원과 끝이 없을

말다툼을 하시더니만 결국엔 돈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숫자로 하는 시대입니다

모든 물건이 숫자로 기억되어 집니다

심지어는 사람조차도...

 

우리의 내면세계도 숫자로 얼룩져 있습니다

숫자에 지배를 받는 만큼 우리의 순수한 마음은

숨을 죽이며 헐떡거리고 있는 듯 합니다

 

! 숫자에 자유롭고 싶습니다

! 그러한 삶을 살고

그러한 사람들과 밤이 맞도록 이야기하고 싶고

그러한 곳에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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