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합니다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면
그들은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결코 물어 보는 것이 없습니다
“그 애 목소리는 어떠니?”
“그 애가 좋아하는 놀이는 무엇이지?”
“나비를 채집하니?” 따위의 말을 그들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몇 살이지?”
“형제는 몇이냐?”
“체중은 얼마니?”
“아버지 수입은 얼마야?” 하고 그들은 묻습니다
그러한 것으로써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어른들에게 “창턱에는 제라늄 화분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있는 장밋빛의 벽돌로 지어진 아름다운 집을 보았어요”
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들에게는 “십억 짜리 집을 보았어요” 라고 말해야만 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아, 참 좋은 집이구나!” 하고 감탄할 것입니다
양평 개군에서 사역할 때 목격한 경험담입니다
동네 농협을 찾았는데 촌로 한 분께서 당신의 통장을 들고 오셔서
얼마의 돈을 찾기 원하셨습니다
담당 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할머니가 이 통장 주인 맞으세요?”
“아, 그럼 맞제...”
“할머니를 증명할 주민등록증이나 도장, 비밀번호 있으세요?”
“... ... ”
“그게 없으면 돈을 내어 드릴 수가 없어요 할머니”
담당 여직원은 친절하게 말했지만 할머니는 화가 난 듯 했습니다
“아니, 날 왜 증명한다요? 내가 여기 있는디...!”
“그럼 할머니 주민번호 아세요?”
“그거 모르는디”
한참을 담당직원과 끝이 없을
말다툼을 하시더니만 결국엔 돈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숫자로 하는 시대입니다
모든 물건이 숫자로 기억되어 집니다
심지어는 사람조차도...
우리의 내면세계도 숫자로 얼룩져 있습니다
숫자에 지배를 받는 만큼 우리의 순수한 마음은
숨을 죽이며 헐떡거리고 있는 듯 합니다
아 ! 숫자에 자유롭고 싶습니다
아 ! 그러한 삶을 살고
그러한 사람들과 밤이 맞도록 이야기하고 싶고
그러한 곳에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아 !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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